The Return of the Prodigal Son (탕자의 귀향)



탕자의 귀향(헨리 나우왠)

늘 읽고 싶었던 책이었지만 어디로부터 오는지 모를 미묘한 '거부감' 때문에 나는 지난 몇년간 이 책의 표지만을 대충 훓어보고 있었다. 아마 그것은 내가 본래 책읽기를 즐겨하지 않는 인간이기도 하지만, 많은 이들이 "꼭 읽어야할 위대한 기독교 서적"중 하나라고 손꼽는 이 책을 통해 내가 과연 실질적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하는 실체적인 의구심이 나를 감싸고 있었던 탓이기도 했고, 지난날 다른 이들의 추천에 의해 그냥 "읽어 버렸던", 그래서 "아~ 그 책. 나도 읽은 적 있어" 정도로 끝나버린, 지금은 제목도 내용도 기억나지 않은 책들 처럼 되어 버릴 거라는 비관적인 생각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날 우연히 교회 도서관에 비치된 이 책의 겉 표지에 있는 렘브란트의 "탕자의 귀환"이 내 눈에 들어오면서 나는 나도 모를 힘에 이끌려 이 책의 책장을 넘겨가기 시작했다. 마치 그 힘은, 저자인 헨리 나우왠이 케나다에 있는 라쉐 공동체를 처음 방문했을때, 공동체 사무실에 걸려있던 이 그림의 포스터를 보고 느꼈던 신선한 충격과도 같은 것이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기전에 나의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스트레스와 압박으로 가득차 있었고, 나의 이러한 아무에게도 말못할 고뇌를 한 없이 이해하고 품어줄 수 있는 절대자의 위로와 사랑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책의 표지 그림에서 보았던, 돌아온 탕자(작은 아들)를 감싸안은 그 아버지의 모습이, 나로 하여금 나도 저 탕자와 같이 저 품에 안기고 싶다는 강한 바램을 품게했다. 그리고 저자 헨리 나우왠이 이 그림을 보고 느낀 영감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도 궁금해졌다.

헨리 나우왠은 렘브란트의 "탕자의 귀향"을 보면서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주셨던 이 돌아온 탕자의 예화의 진정한 의미를 깊이 탐구하기 시작한다. 그림을 그렸을 당시, 렘브란트가 처했던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이 그림이 렘브란트의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가졌었는지, 그리고 그림의 한 부분 한 부분을 짚어 내려가면서 그 색감과, 텃치와, 인물의 표정과 풍만한 빛의 처리가 어떻게 헨리 나우왠에게 심오한 영적 깨달음을 가져다 주었는지 고백해간다. 그렇다. 이 책은 어떠한 교리와 논리에 입각한 한편의 서적이라기보다는, 어느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깊고도, 잔잔한 신앙고백에 가깝게 느껴진다.

헨리 나우왠의 시선은 먼저, 아버지를 배신하고 먼길을 떠났다가 만신창이 누더기를 걸치고 돌아온 탕자(작은 아들)에게 향한다. 그리고 그 자신도 인자한 아버지의 조건이 없는 사랑과 포옹을 받아야할 영적인 탕자였음을 설득력 있게 고백한다. 계속된 그의 묵상은 이제 그림의 오른편에 지팡이를 두 손으로 꼭 쥐고 꼿꼿하게, 무표정하게 서있는 큰 아들에게로 넘어간다. 실제로 가정에서 큰 아들로 자랐고, 지금까지 한번도 교회를 떠난적이 없는, 그야말로 한결같은 모범생으로 평생을 살아온 헨리 나우왠은, 바로 자신의 모습이 아버지를 배신하고 집을 나갔던 동생을 위하여 큰 잔치가 열리자, 그것을 아버지의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편애라고 오해한 나머지, 분을 품고 잔치에 들어가기를 거부한 큰 아들의 모습과 다를바 없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의 영적인 탐구의 끝자락에는 한 없이 인자하고, 두 아들을 차별 없이 사랑하는 늙은 아버지의 형상이 있다. 헨리 나우왠은 예수님의 돌아온 탕자의 예화의 궁극적인 메시는 우리의 모습이 마치 만신창이 탕자임과 동시에 분노에 차있는 큰 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에서 더 나아가, 우리 스스로가 탕자를 품어주시고 큰 아들을 위로하고 설득하는 인자하신 아버지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하나님의 특별한 기대가 담겨 있다는 것으로, 그의 묵상을 마무리한다.

나는 헨리 나우왠의 묵상과 고백들을 읽어 내려가면서, 마치 그의 영적 순래에 내가 동참하고 있었던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의 묵상과 고백이 바로 나의 묵상과 고백이기를 강하게 바랬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내가 이 책을 읽기 전에 품고 있었던 모든 의구심들과 비관적인 생각들은 내 안에서 이미 사라져 버리고 없었다. 그리고 내마음 속에 이런 소리가 계속하여 메아리 치는 것만 같다. "하나님께로 가까이... 좀더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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